▼ 애초에 계획은 더 장대했다.
미국땅과의 작별을 고하며
미국을 비롯한 남미, 그리고 유럽대륙까지
내가 밟을 수 있는 모든 땅을 밟고 싶었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보다는
영원히 기억속에 남을 풍경에 더 의미를 두었기에
책 한권을 샀다.
<1001 Natural Wonders>
꼼꼼히도 살펴봤다.
모든 것을 엑셀로 정리하고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미국일주는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갓 100일이 된
우리 딸과 함께.
▼ 핏덩이같은 아이는
여행과 함께 커갔고
아빠와 딸의 관계는
살을 부비는 횟수만큼 깊어졌다.
더이상 나홀로 YOLO의 삶은 무의미하기에
미국을 넘어 세계를 돌고 싶은 계획은
끝없는 미국 중부초원을 달리는 도중 중단을 했다.
YOLO with my Rachel.
나는 더 멀리보고 더 깊게 숨을 쉬어야 했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캠핑카를 빌려서
보고싶은 책들 우걱우걱 트렁크에 실어 놓고
아내와 딸아이와 전국을 돌고 싶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늘 지난날을 추억하며
행복한 내일을 믿으며
사랑스런 현재에 웃어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의 삶은 그 자체가 목적이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크게 숨을 들이키고 쉬어본다.
난 추억이 많아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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